기후변화가 심해지면 수억 명의 난민이 선진국으로 몰려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저도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를 찾아 이동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관련 자료를 찾아보다가 의외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50년까지 수억 명의 기후 이주민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은 맞지만, 그들 대부분은 국경을 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외국으로 가는 대신 자기 나라 안의 다른 지역, 특히 도시로 이동합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재난을 겪은 사람일수록 먼 나라로 떠날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농촌을 떠나 가까운 도시로 향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물론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 자체가 위협받는 일부 섬나라처럼 국제적 이주가 필요한 사례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기후변화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이동은 국경을 넘는 난민 행렬이라기보다 거대한 도시화에 가깝습니다.
이 이야기를 굳이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행동도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는 것과 실제 데이터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가 아닙니다.
또한 기후변화의 피해자들을 '일자리를 빼앗으러 오는 외국인'으로 상상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이웃이었고, 농부였고, 평범한 시민이었습니다. 단지 살아가기 어려워진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고 있을 뿐입니다.
Reference:
World Bank. (2021). Groundswell part 2: Acting on internal climate migration. World Bank Group.
Rosling, H., Rosling, O., & Rönnlund, A. R. (2018). Factfulness: Ten reasons we're wrong about the world—and why things are better than you think. Flatiron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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