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쥐] 졸업유예하면 나쁜 건가요

[만화] AI 사장님을 원하는 이유?

 

Panel 1: A minimalist webtoon panel showing Anji the mouse character looking tired in front of a laptop in a dark room.  Panel 2: A webtoon scene where a friendly glowing hologram AI boss interacts with Anji in a clean, modern office.  Panel 3: Anji lying down alone in an empty room, staring at the ceiling under a frozen wall clock.  Panel 4: Anji covering themselves with a blanket while overwhelmed by floating question marks representing choices.  Panel 5: Anji actively leading a university presentation as a team leader in a classroom setting.  Panel 6: Anji looking dissatisfied while sitting as a regular team member during a group project meeting.  Panel 7: A giant robotic shadow and a legal contract silhouette looming over Anji, symbolizing accountability.  Panel 8: Anji reflecting quietly while looking at a complex network of digital data on a screen.  Panel 9: Anji stepping forward into warm sunlight with a determined face, ready to face the real world.

AI가 내 사장이 되면 어떨까?

취업이 무섭지만 그렇다고 창업도 하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창업을 권하는 것은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사장에 적합한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또 다른 어려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수많은 AI 에이전트를 거느릴 수 있는 시대에는 이런 상상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AI가 내 사장이 된다면 어떨까요?

생각해보면 AI 사장은 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돈을 더 벌겠다며 무리한 요구를 하지도 않고, 술자리에 억지로 부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감정에 휘둘리지도 않고, 인간이 꼭 필요한 일에만 효율적으로 업무를 배분할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상상 속의 AI 사장은 많은 직장인들이 한 번쯤 꿈꿔본 이상적인 상사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AI를 사장으로 두고 내가 직원이 되는 미래는 얼핏 꽤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은 AI 사장인지 아니면 책임 없는 삶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코로나 팬데믹을 겪었습니다. 처음으로 충분히 쉬어도 될 만큼 긴 시간이 생겼고, 원한다면 하루 종일 누워만 있어도 되는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자유는 기대했던 행복보다 방황을 먼저 가져왔습니다. 그때는 차라리 누군가 정해진 메뉴얼을 주고, 저는 그것만 성실하게 따라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경험은 자유가 늘 편안함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그때보다 훨씬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조별과제 조장을 맡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저는 여전히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조원이었더라면 누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을 텐데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습니다. 정말 조원이 되었다면 또 다른 불만이 생겼을 것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왜 저렇게 결정할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고, 차라리 내가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조장이냐 조원이냐가 아니라, 어떤 위치에서도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AI가 사장이 되는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입니다. AI가 추천한 결정을 그대로 따랐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AI가 대신 져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AI의 판단에 의존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맞닥뜨릴 수도 있습니다. AI는 업무를 대신할 수는 있어도 삶의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의 질문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AI를 사장으로 두고 싶다는 생각은 어쩌면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원하는 마음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방향을 정해주길 바라는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돈은 벌고 싶지만 책임은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그 안에 조금 섞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그런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며 한 번쯤은 기대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취업이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은 우리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결국 우리의 몫입니다. AI가 아무리 똑똑한 사장이 되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까지 위임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진짜 찾아야 하는 것은 완벽한 사장이 아니라,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용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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