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말리던 기술은 거의 다 해봤다.
NFT도 해봤고, 메타버스도 해봤고, 코인도 해봤다. 지금은 AI로 만화를 만들고 있고.
그래서 돈은 벌었냐고?
NFT로 번 돈은 겨우 10만 원 정도였다.
그것도 그림이 엄청 잘 팔려서 그런 건 아니다. NFT를 팔면 코인으로 돈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코인을 다루게 되면서 얻은 수익에 가까웠다.
내가 팔던 NFT는 한 장에 천 원 정도였다.
가끔 생각해 본다.
만약 그때 내 NFT가 수십만 원, 수백만 원에 거래됐으면 어땠을까?
당시에는 좋았겠지. 근데 지금 생각하면 조금 무섭다.
다들 알다시피 NFT 시장은 결국 크게 무너졌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내 작품을 투자 목적으로 샀다면, 나는 그걸 보면서 너무 미안했을 것 같다.
설령 가격이 지금까지 유지됐다고 해도 고민은 남는다.
작품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투자 상품이 되는 게 과연 좋은 일일까?
그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NFT를 했던 걸 후회하진 않는다.
메타버스도 그렇고, 코인도 그렇고.
결과만 보면 대박이 난 것도 아니고 세상을 바꾼 것도 아니다.
대신 그런 것들을 따라다니면서 블록체인이 뭔지, 사람들은 왜 열광하는지,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금씩 배우게 됐다.
당장 돈이 되는 건 아니어도 그런 경험들이 의외의 곳에서 도움이 될 때가 있었다.
지금 내가 AI를 쓰는 것도 비슷하다.
2026년 6월 기준으로 나는 직접 그린 원화를 Google AI Studio에 넣어서 만화를 만들고 있다.
언젠가는 그걸 모아서 단행본으로 내는 게 목표다.
남들은 AI로 책을 한 권씩 만들어낸다는데, 나는 아직도 한 장 한 장 만들고 있다.
좋게 말하면 내 생각이 들어간 만화를 만들고 싶은 거고, 나쁘게 말하면 아직 마음이 약한 걸 수도 있다.
토큰 비용까지 계산하면 사실 적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계속하는 이유는 있다.
학교 공부를 하면서도 만화 퀄리티를 크게 포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근데 돌이켜보면 내가 얻은 건 기술보다 다른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예전의 나는 그림이 정말 중요했다. 솔직히 그림 말고는 내가 잘하는 게 없는 줄 알았다.
그림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인생도 실패하는 줄 알았고.
그런데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여러 기술을 기웃거리다 보니까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세상에는 그림 말고도 재밌는 게 많았다.
그림 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NFT 하지 말라고 말할 것 같진 않다.
대신 이런 말은 해주고 싶다.
"빨리 돈 버는 방법 찾지 말고 책이나 한 권 더 읽어."
병역 기간 동안에야 겨우 독서 습관을 들였는데, 지금도 그건 조금 아쉽다. 조금만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래서 누군가가 AI나 새로운 기술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하라고도 말하고 싶진 않다.
거부감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솔직히 NFT든 AI든 문제점이 없는 기술은 아니었으니까.
대신 직접 들여다보는 건 해봤으면 좋겠다.
왜 문제가 되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는지.
그걸 고민해 보는 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그 과정에서 꽤 많은 걸 배웠다.
NFT도, 메타버스도, 코인도 내가 기대했던 미래는 아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경험들은 전부 남았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내가 얻은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였던 것 같다.
신기술은 인생을 바꿔주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 겪어본 경험은 사람을 조금씩 바꿔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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